깃허브 페이지(GitHub Pages)에 지킬(Jekyll)을 올려 블로그를 만들고, 기본 테마를 이리저리 수정하고, 글을 몇 개 써보니 몇 가지 단점이 확실히 체감된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단점은 관리자 페이지위지윅 편집기부재로 인해 웹에서 글 쓰기가 매우 불편하다는 것이다.

  1. 지킬만의 관리자 페이지가 없어서 깃허브 웹에서 _posts 디렉토리로 들어가서 Add file –> Create new file 을 눌러서 포스트를 작성해야 한다.

  2. 그런데 깃허브 웹에서 마크다운을 작성/수정하는 Edit new file / Edit file (이하 ‘Edit file’) 탭은 글자 크기가 12px(9pt)로 매우 작다. 게다가 윈도우 한정으로 한글은 굴림체(GulimChe) 폰트로 표시되는데, HiDPI 환경에서 이 12px 굴림체는 가독성과 판독성이 매우 나쁘다. 그래서 장시간 글을 쓰다보면 상당히 눈이 피로해진다.

  3. 또한 깃허브 웹의 Edit file 탭에서 한글 단어를 글 중간에 삽입하려고 빠르게 타이핑하면, 첫 단어가 사라지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이건 방금 알게 된 사실인데, 그렇게 단어가 사라졌을 때 ctrl+z를 몇 번 눌러보면 사라진 단어가 다시 나타난다.)

  4. 가장 큰 문제는 마크다운의 위지윅(WYSIWYG) 편집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특히 긴 글을 검토/수정할 때 치명적이다. 이제껏 작성한 부분을 Preview 탭에서 검토하다가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수정하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안 되고 Edit file 탭으로 와서 (스크롤 및 마우스 이동 필요), 그 부분을 찾고 (스크롤 혹은 ctrl+f 이용), 찾은 부분을 수정하고, 다시 Preview 탭으로 돌아와서(스크롤 및 마우스 이동 필요) 수정한 부분을 찾아서 제대로 수정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렇게 탭을 왔다갔다 하면서 이리저리 찾고 수정하고 하다보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글을 검토하던 흐름이 끊겨서 금방 집중력이 소진된다. 그래서 Preview 기능을 잘 안 쓰게 된다.

  5. 사실, Preview 탭은 완전하지 않다. 우선 Preview 탭에서 보이는 모습은 블로그에서 보는 것과 스타일이 다르다. 또한 GitHub와 Jekyll의 마크다운 파서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Preview 탭에서 레이아웃이 안 깨진다고 해서 블로그에서도 안 깨진다고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마크다운으로 작성한 포스트가 실제로 블로그에서 어떻게 보이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내가 알기로는 직접 포스트를 발행(publish)해서 확인하는 방법 말고는 없다. 로컬 깃 저장소에서는 bundle exec jekyll serve 명령으로 (로컬에서만) 페이지를 발행하고 웹서버를 띄워서 확인할 수 있지만, 웹브라우저만 가지고는 이 작업을 할 수 없다.

  6. 깃허브 웹에서는 마크다운 작성중에 자동 저장이 되지 않는다. 때문에 마크다운 파일을 처음 생성할 때에는 혹시라도 창을 잘못 닫거나 하여 작성중인 내용이 날아가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게 된다. 또한 같은 이유 때문에 이미 저장(커밋)된 글에 내용을 추가/수정할 때에는 단어 하나 혹은 문장 하나를 추가/수정하고 바로 저장(커밋)하기를 반복하게 된다. 그래서 글의 분량이 조금만 길어져도 이를 자잘하게 수정하는 과정에서 수십 개의 커밋이 생성된다.

  7. 작성중인 글의 임시 저장이 가능은 한 것 같은데(기억이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 draft 폴더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그걸 나만 볼 수 있도록 발행하는 것은 아마 안 될 것 같다.

GitHub Pages와 Jekyll은 내용과 개수가 거의 변하지 않는 웹사이트의 페이지들을 로컬에서 만들고 테스트까지 완료해서 통째로 리모트에 올리는 방식으로 쓰기에는 적합하지만, 계속 새 포스트를 작성 및 수정해야 하는 블로그 용도로 쓰기엔 그다지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 현재로서 다른 대안이 금방 머리속에 떠오르지 않고 이왕 쓰기 시작했으니 좀 더 정을 붙여보고 싶긴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이 방식으로 블로깅하는 것을 그다지 권하고 싶지는 않다.

만일 깃허브의 마크다운 작성 UI가 위지윅 편집기까지는 지원하지 않더라도, 화면을 수직으로 2분할해서 Edit file 탭과 Preview 탭의 내용을 좌우에 동시에 보여주고 실시간 미리보기와 스크롤 위치 자동 동기화가 지원된다면, 지금처럼 심각하게 불편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원되었으면 하는 기능이 하나 더 있다. 위키피디아에서는 문서를 섹션별로 편집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데, 깃허브의 마크다운 편집 UI에서도 이 기능을 지원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처음에는 각 섹션의 제목들만 쫙 써놓고 이후 각 섹션별로 내용을 채워나가는 방식의 글쓰기 과정이 좀 더 수월해질 것 같다. 아울러 체계적인 글쓰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